법조 관련 법률칼럼

[해운대 변호사] 불안과 걱정에 고통스러워하는 서민들에게 나는 심리적 위로 밖에 할 수 없었다.

해운대 변호사 2018. 4. 15. 16:53

불안과 걱정에 고통스러워하는 서민들에게 나는 심리적 위로 밖에 할 수 없었다.

 

경기도 공무원들의 찾아가는 도민안방 프로그램에 따라 경기도지역의 각 시군을 찾아다니며 하는 민원상담 중 나는 광명시지역의 법률상담을 맡아 이제 두 차례 상담을 하였다. 9년차 변호사이긴 하지만 변호사라고 법을 다 아는 것도 아닌데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어떡하나 내심 겁이 났지만,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성의껏 상담을 하자고 다짐하고 용기를 내어 자리에 앉았다.

 

두 차례의 민원상담 중 법률상담이 한 차례에 20건 정도로 다른 민원상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변호사 사무실 문을 열어 놓고 법률상담을 위해 사람들을 기다려도 잘 찾아오지 않는데 길거리에 천막을 쳐놓고 법률상담을 한다고 하니까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을 보니 사람들은 아직도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긴 법에 호소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법울 잘 몰라 불안해하고 어찌 보면 약점 잡힌 사람들인데 믿을 수 없는 변호사 사무실에 들렀다가 이런 저런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면 어떡하나 걱정하게 되는 것도 이해할 만은 했다. 변호사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았다.

 

농사를 짓는다는 한 분은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물이 아래층으로 새서 아래층에 사는 주민의 아파트에서 벽에 석고보드가 떨어져 나가고 이불이 젖는 등 손해를 보아서 아래층 주민이 피해배상을 요구한다며 안해주면 신고한다고 하니 어떡해 하면 좋겠느냐고 상담하였다. 손해액수에 대하여 농사짓는 분은 아래층 주민이 물이 새는 것을 알고서도 늦게 얘기해서 손해가 확대되었으므로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 25만원 정도 생각하는데 아래층 주민은 백만원 넘는 돈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이 분이 신고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관으로부터 처벌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나는 신고가 아니고 분쟁해결을 위해 소송을 해야 할 문제인데 소송절차에 들어가면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고 또 감정이라는 절차도 밟아야 해서 비용이 많이 들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니까 잘 타협해 보라고 권하였다. 타협이 안되면 어떡하냐고 물어 보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소송절차에서 답변하여야 한다고 얘기해 주니까 알았다고 하고 돌아갔다.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소액사건에서 엄정한 법적 절차를 밟도록 하는게 과연 합당한가 의문이 들었다.

 

한 노인 분은 아파트 경비인데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데 파산이 되면 통장으로 급여가 들어오는 것이 막히는게 아닌가 걱정하였다. 나는 파산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파산이 된다고 하여 예금거래가 제한될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분에게 은행거래가 제한될 것 같지는 않은데 정확한 것은 은행에 가서 물어보라고 답변하였다. 그 노인분의 눈가에 삶의 고단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나는 힘 내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인터넷 지식검색을 하여 보니 역시 파산면책이 되더라도 은행거래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인터넷 지식검색을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 아주머니는 법원에 갔다 오는 길이라며 남편의 사업부도로 집에 있는 가구들에 압류딱지가 붙어 있는데 배우자 우선청구를 하면 50%의 가격에 살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나는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배우자 아니고 동생이나 다른 친척들의 명의로 사면 안되냐고 물어 보았다. 나는 배우자이거나 공유자가 아니면 안된다고 설명하였다. 배우자 우선청구를 해서 샀는데 또 압류가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물어 보았다. 나는 법원에 압류와 경매 관련 서류가 있으므로 그럴수는 없다고 답변하였다. 그리고 확실하냐고 계속 물어 보았다. 100% 확실할 수는 없었다. 다른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뭔가 의지할 데를 찾으려고 하는 그분에게 그렇게 복잡한 설명을 할 수 없어서 그냥 확실하다고 답변하였다. 어찌 보면 그 아주머니는 강제집행면탈행위를 하고 있는 지도 몰랐고 그런 느낌도 들었지만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 아주머니는 집에 압류딱지가 붙어 있는데도 가만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 악해 보이는 분 같지는 않았다. 내가 아주머니는 집에 압류딱지가 붙어 있는데도 웃고 계시네요하니까, 그 아주머니는 그렇다고 아파트 15층에서 떨어질 수는 없잖아요하였다. 나도 같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9년차 변호사인 나도 법에 대해 다 모르는데 일반인들이야 오죽하랴. 내가 가진 지식이 아직은 부족하지만 법을 몰라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서민들에게 심리적으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이 일을 계속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법률사무소 해운대

변호사 김 준 기